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대교구 특수 사목을 하는 인완식 스테파노 신부님이
개갑 순교성지에 전정 작업을 해 주러 왔다 가셨다.
일주일 동안 지내기에 너무나도 불편한 컨테이너에서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묵었고,
매일 아침 마다 공소에서 함께 미사를 봉헌한 후,
컨테이너에서 간단하게 차 한 잔 마신 후,
곧장 성지로 가서 저녁 5시 30분까지 일을 했다.
점심은 일을 하다보니, 대부분 근처 식당에서 간편하게 사 먹고
잠시 쉰 다음
또 다시 일을 하였다.
성지에서 작업을 시작하던 첫 날,
성지 주변의 나무와 풀들이 여기저기 뒤엉커있는 모습을 보더니
길고 큰 - 한 숨을 쉬던 인완식 신부님의 모습.
나를 탓하거나 나무라기 보다 '우리, 이거, 하는데까지 해 보자'며
나와 조신홍 신부님을 오히려 격려까지 해 주면서
성지 전정 작업을 쉬지 않고 했다.
작업을 하는 방식은 나는 내 다름대로의 장소에 가서 일을 했고
인완식 신부님은 전정 가위로 나무 가지와 풀들을 정리하면
조신홍 신부님이 그것을 다 긁어 모아
리어커에 실어서 퇴비를 모아 두는 곳에 갖다 버렸다.
한 사람은 모양을 내며 계속해서 자르고
또 한 사람은 주변의 잡풀들을 긁어 모으는 일을 하는데
모든 일이 손발이 척척 맞았다.
특히 야외 십자가의 길 주변의 소나무 전정은 정말 힘든 일이었는데
인완식 스테파노 신부님은
단 한 번도, 힘들다 - 지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며 그렇게 묵묵히 작업을 했다.
그래서 함께 일을 하는 조신홍 신부님도 꾸준히 자기 몫의 일을 하는데
차분, 차분 ... 성지가 깨끗해 지기 시작하였다.
4일째 되는 날,
늘 그렇듯 우리 인완식 스테파노 신부님의 손은
쉼없는 전정 가위질을 하다가 물집이 생겨 다 까졌는데
그런 것 또한 대수롭게 않게 생각하며 일을 하셨다.
인완식 신부님은
성지의 부활 동산이 너무나도 지저분하다며 월요일 아침 부터 같이 작업을 하자고 하셨는데 ...
성지 삐에타 상 뒤, 가시 장미 넝쿨 주변에는 말벌이 집을 지었고
그것도 모르고 인완식 신부님은 말집을 건드렸다.
실제로 화가 난 말벌에 의해 두 방을 쏘였다.
그래서 급히 병원으로 가서 처치를 받았는데 ...
그게 지금도 그 상황을 생각하면 못내 미안할 뿐이다.
그리고 그 다음 119 소방 대원이 와서
순례자들의 순례 환경에 장애가 된다며 말벌 집을 제거해 주셨다.
그 날 밤 ...
"인완식 씨, 많이 아파?"
"아냐, 그냥 뭐 ... 모기에 물린 것 같은 느낌 정도 ... "
얼굴은 많이 아팠던 것 같은 ... 아픈데도 참 잘 ... 참았다.
아 ... 지금은 서울에 있는 인완식 신부님 숙소에서 편안하게 잠자고 있겠지 ...
이번 전정 작업의 압권은 소나기와 비가 번갈아가는 상태에서 쉬지 않고 작업을 한 것이다.
비가 심하게 와도, 인완식 신부님은 작업 철수를 하지 않고,
성지 사무실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가
비가 그치면 ...
"석진아, 지금 잡포 풀 뽑기가 좋으니까 오늘 할당량은 꼭 해야 해!"
후배 조신홍 신부님에게 너무나도 관대한 우리 인완식 신부님은
나에게는 그다지 ... 별로 ... 관대하지 않다.
그래서 인완식 신부님 때문에(? 혹은 덕택에)
성지 입구 회양목 주변의 엄청난 잡초를 기어코 다 뽑을 수 있었다.
인완식 스테파노 신부님이 떠난 그 다음 날 아침,
성지가 너무나도 깨끗하고 깨끗해졌다.
나무와 꽃들은 사람이 정성을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면 가실 수록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움을 준다.
하느님 은총도 그렇다.
주님의 뜻에 언제나 마음과 정성을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하느님의 은총과 그로 인해 쏟아지는 자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차고 넘친다. 정말 ... 차고 넘친다.
"참으로 좋으신 주님, 성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굽어 살펴 주소서."
인완식 신부님께서 벌까지 쏘여가면서 너무 고생 많이 하셨네요
감사합니다 가을 하늘 내리쬐는 햇살아래 비쳐지는 성지가 너무나도
깨끗하고 정리가 잘돼 있어서 저희들 마음까지도 환해지는 느낌입니다
너무 아름답구요 수도원건축날이 다가오면서 여러가지 해야 할 일들이
많으셔서 힘이 들어하시는 신부님의 건강이 염려되네요 쉬시면서 하세요
하느님 신부님 영육간 건강주시고 건축비 마련하시느라 고생하시는
신부님께 힘을 주소서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