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갑장터 순교성지 외양간 공당의 내부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하루 종일 경당 내부 벽체에 석고 보드를 박은 후
흡음 보드를 장착하니 음 ... 아늑하다고나 할까!
제대 뒷 면 대형 유리 설치하는 공사를 하는데
한동식 소장님과 작업하시는 분들이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면서
작업에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하고 작업을 하였다.
한동식 소장님은 말할 것도 없고,
종교 혹은 신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작업자 분들 조차
뭔가 - 거룩한 꼴이 갖추어져서 그런지 최선을 다하려고 하신다.
나는 그 사이에서
저기 - 멀리 보이는 복자 최여겸의 순교 타일이 눈에 들어오고
그 앞에
과거 - 몇 백명 씩 순례를 왔을 때 여름 날 차광막을 쳤던 철근
그게 언제 치워지나 - 그 날을 손꼽을 뿐이다.
다음 주 월요일 부터는
작업하시는 분들과는 상관없이 공소 교우 몇 몇 분들과 함께
작업장 주변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폐자재들을 치우는 작업인데
공소 식구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작업을 위한 작업이 아니라
공소 식구들의 작은 땀방울 하나, 하나를 나누면서
결국은 성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나누기 위함이다.



이번 공사에 할지, 말지 ... 고민인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소나무에 둘러싸여있는 배롱 나무를 어떻게 할까 ...
지금은 이 친구들이 자리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나무들이 죽거나 혹은 배롱 나무가 죽을 수 있는 위기가 올 것이다.
사람 뿐 아니라 나무도 그들만의 거리가 있어야 한다.
적당한 거리가 나무들 스스로의 생장에 필요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 상충해 버리면 ...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아무튼 배롱 나무를 어떻게 잘 이식을 할까, 어디다 이식을 할까 ...
이런 것 하나하나는 나에게 맡겨진 행복한 고민일 것이다.
외양간 경당 자체의 제 꼴을 잘 갖추게 되면 하느님 섭리일 것이다.
그리고 외양간 경당 주변 꼴들이 어우러져 잘 갖추어지게 되면
그건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번뜩이는 생각들일 것이다.
문득 ... 문득 ... 하느님이 나에게 그런 생각들을 안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하하
"하느님, 당신의 지혜 안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 숨 쉬게 해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