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금요일, 새벽에 일어나 공소 성당으로 가서
아침 성무일도와 성체 조배, 그리고 묵주 기도를 마치고
공소 식구들이 성체 조배 하러 오는 것을 보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성당 밖으로 나왔다.
성 금요일, 이 놀랍고 거룩한 신앙의 신비가 펼쳐지는 날,
함께 살고 있는 조 신부님과 함께 선운사에 가서 동백 꽃 군락지를 보면서
자연 속에 숨어있는 하느님의 신비를 묵상하였다.
선운사 절 방 마다 스님들이 목탁을 두드리며
깊은 기도의 시간을 가지고 계셨고
나와 조 신부님은 조용히 자연 속을 거닐며 산책의 시간을 가졌다.
스님들의 목탁 소리 사이, 사이로
동백 꽃들이 보였다.
동백 꽃은 피자마자 바로 떨어지는 그 특성상
때를 잘 못맞추면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없기에 ...
조용히
천천히 동백 군락지를 걸었다.
성 금요일 오전,
붉은 동백 꽃들을 보면서 ... 붉은 꽃 색깔이 핏방울 같았다.
겨울을 이겨내려는 동백 나무의 숨결도 볼 수 있었고
봄, 깊은 겨울이 지나면 찬란한 봄이 온다는 동백이 주는 희망의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선운사 동백 군락지 앞에서 ... 깊은 성 금요일, 주님의 사랑을 묵상할 수 있었다.
사랑 - 참으로 놀랍고 신비로웠다.
'종을 구해 주시려고 아들을 이 세상을 보내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그 사랑'
참으로 놀랍고 신비로울 뿐이었다.
"주님, 당신 사랑 안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게 해 주소서. 아멘"
봄 햇살처럼 환하게 읏어보이는 동백꽃들이 참 예쁘네요
제 마음도 이 동백꽃처럼 매일 삶이 읏음꽃이기를 기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