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주일 날, 오후 3시 미사를 봉헌하기 전에,
문득, 차분한 경당 내부가 너무나도 아늑해서 사진 한 컷을 찍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 '외양간 경당'은 아늑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
몇 일 동안 소소하게 많은 일을 했지만,
특히 3일 동안은 사진첩 주문한 분에게 책자 발송 작업을 했다.
신청하신 분들의 주소를 칼로 컷팅하고, 각각의 봉투에 주소를 풀로 붙이고,
그런 다음 사진첩 '고창화보' 책자를 넣어서,
1부, 2부, 3부, 4부, 5부, 8부, 10부, 15부, 30부 ... 주문하신 분들의 숫자대로
포장을 하고 박스를 만들어 발송 작업을 하고 ...
공음면 우체국에 가서 각 권 마다 kg을 재고 ...
택배비, 우편 요금을 낸 후 ... 드디어 사진첩 '고창화보'를 발송했다.
우체국을 나오는 순간,
'받으시는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했다.
좋은 사진에 ... 공사하느라 깊이 묵상하지 못한 나의 글이 실린 것이 죄송하지만
받으시는 분들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택배로 책자를 받으시는 분들,
없는 박스를 억지로 찾아서 포장을 했기에
포장 그 자체가 너무나도 엉성하게 되어 있어 ... 그냥 미안함을 함께 전했다.
다시 화제를 바꾸어,
하하하
'외양간 경당'의 아늑함에
아늑함을 더한 것은 바로 '조화'를 각 창문 앞에다 놓았다는 것이다.
비록 조화지만, 그래도 좋은 느낌이 경당 분위기를 잘 살려 주었다.
외양간 경당에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이는 시간을 두고 ... 생각해야 할 문제인데 ... 음 ...
경당 안에 신발을 신고 오느냐 ... 벗고 오느냐 ...
처음에는 경당 안에 신발을 신고 들어왔다가 ...
진흙 뻘이 경당 바닥에 덕지덕지 묻어 청소하느라 너무 고생을 해서!
지금은 신발만 벗고 들어오는데
몇 몇 분들이 발이 좀 차가워서 슬리퍼를 두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
요즘 ...
남의 슬리퍼를 신는 사람이 없고,
그리고 경당 내부에 신발장을 넣을 공간이 없어 ...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신발 벗고, 마음의 때도 벗어 놓고
그렇게 미사를 드리니 좋았다고 하기에 ... 마음이 어느 정도 놓였다.
그래서 급히, 아래 문구를 만들어서 붙였다.
또 한가지.
개갑장터 순교성지에도 어김없이 '도장만 찍으러 다니는 순례자'들이 있다.
그들은 성지에서 순례 도장을 찍지 못하면 안팎으로 무척이나 화를 낸다.
여기서 다를 바 없이,
성지 도장을 경당 내부에 두었더니,
내가 성지에 없는 시간, 다시 말해서 이른 아침이나 저녁 6시 이후에 순례를 와서는,
성지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도장을 내 놓으라고 소리를 쳤다.
그런데 성지 사무실 전화는
함께 살고 있는 조신홍 신부님 핸드폰으로 착신이 되어 있기에
'거룩함'을 빙자한 어이없는 도장찍기 강박에
조신홍 신부님이 곤혹을 치를 때가 많았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외부에 우편함을 만들어
그 안에 도장을 놓아 두었다.
실컷 원하시는 대로 도장 ... 마음껏 찍고 싶은 대로 도장 찍으시라 ...
암튼 우편함을 설치하느라 여러가지 힘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봉사자 형제님이 시간을 내어주셔서
경당 입구 문 옆, 돌 위에
우편함, 아니 도장함을 단단하게 설치했다.
그리고 길고 긴 대단원의 공사를 마치고 현장 소장님이 서울로 가셨다.
축복식 날, 그렇게 참석하시라 말씀드렸지만,
축복식 날, 본인이 참석하는 것은 교회 정신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겸손하게 그 전 날 아침에 조용히 사라지시더니,
다시 경당에 찾아오셔서
며칠동안 이것 저것 마무리를 한 다음
또 다시 조용히 서울로 ...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셨다.
그래서 가시기 전에, 우리 두 사람은 하루 여행을 했다.
공소에서 출발하여,
부안 적벽강.수성당.채석강 둘러보고, 곰소 항으로 가서 젓갈 정식을 먹은 후
슬지제 제빵소에서 차를 마신 후,
400년 된 팽나무를 본 후,
도산리 고인돌, 람사르 습지가 바라 보이는 수변 경관 휴식처에 들렸다가 사진 하나 찍었다.
한동식 바드리시오 소장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장읍성 가서 산책을 한 후, 저녁을 먹고,
그 다음 날 새벽 ... 다시 바람 처럼 조용히 사라지셨다.
정말 많은 분들이 '외양간 경당' 건축을 위해 기도하면서,
한동식 바드리시오 소장님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했으리라 확신한다.
참으로 고마운 분이 ... 아직도 세상에 많다.
당신 사비로 교통비를 충당하고, 숙박을 해결하고, 서울을 몇 수 십번을 왔다 갔다
어느 날은 아침에 올라갔다 그 날 밤에 내려왔다 ... 등등
아무튼 소장님의 겸손함과 그 배려는 외양간 경당 구석구석에 베여 있음을 ...
감사합니다.
"주님, 당신의 일에 헌신했던 이들 모두를 당신 친히 축복해 주시소서. 당신 은총을 풍성히 내려주소서."
신부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참 좋습니다. ^^
사진첩 고창화보을 발송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사진첩안에 있는 작품마다 글이 담겨 있어서 의미를 두고 감상 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당안 창가에 놓여 았는 조화꽃이 왜 이렇게 깨끗하고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지요 아무튼 대단하세요
소장님께서도 경당 지으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감사드리네요
하느님